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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0.14 :: 손자병법 1
선한부자의 좋은 책과글 2017. 10. 14. 23:49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이란 책을 읽으면서 "보기 싫은 것도 봐야 한다"란
소제목이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무언가 심오한 진리 같은것이 있을것 같아 호기심을 가지고 천천히 읽어 나갔습니다. 역시나 역사를 되집으면서
심오하고도 재밌는 그림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똑똑한 사람은 계획을 세울 때, 유리한 조건과 불리한 조건을 모두 반영합니다. (智者之慮,必雜於利害-지자지려 필잡어리해), 유리한 조건을 이용하면 일 처리를 믿을 수 있고 불리한 조건에 대비하면 걱정거리가 풀립니다. 

사람은 자신만의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기 마련입니다. 또는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봅니다. 권력자들이 보는 세상은 넓을 것 갔지만, 실상은 보통 사람보다도 좁을 때가 많습니다. 힘없는 사람들은 듣기 싫은 말도 억지로 참고 들어야 하지만, 힘 있는 사람들은 듣기 싫은 말을 하는 사람은 외면합니다. 평범한 사람들 은 권력자의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해 듣기 싫어하는 말은 하지 않습니다. 

결국 권력자들은 듣고 싶은 말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됩니다. 그들이 아는 세상은 실제와는 전혀 딴판인 경우가 허다합니다. 중국의 사서에 근거를 두고 작성된 삼국사기 는 안시성 싸움을 앞 둔 당나라 내부의 논의 과정을 비교적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세민은 당시 내부 의 엄청난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당태종도 고구려 침공의 문제점을 알고 있었습니다.“나도 안다 근본을 떠나 끝으로 향하며 높은데를 버리고 낮은 데를 취하며, 가까운 것을 놓고 먼 것을 택하는 3가지 모두 좋지 않은데, 고구려를 치는 게 그렇다. "그러나 당태종은 이런 말로 신하들을 설득했다 “그러나 연개소문이 임금을 죽였고, 대신들을 도륙하고 함부로 놀기 때문에 온 나라 사람들이 목을 늘여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임금을 죽인 죄를 엄벌하겠다는 명분을 앞세운 것입니다. 그러나 당태종이야 말로 이런 말을 할 입장이 못됐습니다. 

당태종 이세민은 왕위계승에서 멀어지자 이른바 현무문의 난을 일으켜 형제들을 죽이고 아버지를 연금시켜 왕위에 오른 인물입니다. 연개소문은 국가 정책 방향에 대한 이견으로 쿠데타를 일으켰지만 이세민은 오로지 권력을 위해 골육상쟁(骨肉相爭)을 일으켰습니다. 

설득력 없는 명분으로 전쟁 준비에 박차를 가하자, 수양제를 따라 고구려 원정에 참가했던 정천숙이 반대 의견을 내세우며 말렸습니다. “요동은 길이 멀어 군량 수송이 곤란하며, 동이 사람들이 성을 잘 지키기 때문에 항복을 받아낼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미 전쟁을 결심한 당태종은 과거 수나라와 당나라는 비교할게 못되므로 듣기만 하라며 반대 목소리를 잠재울 포고문을 발표했습니다. 

"우리가 승리하는 5가지 이유가 있다. 큰 것으로써 작은 것을 치고 순리로 반역을 치고, 정돈된 나라로 어지러운 나라를 치고, 편안한 군사로 피로한 군사를 치고 기쁨 충만한 군사로 원한 가득한 군사를 치기 때문이다. 어찌 이기지 못할 것을 근심하겠는가. 이번 싸움에 의심하거나 두려워 말라.”

승리의 이유라고 제시한 5가지 중에 맞는 말은 "큰 나라로써 작은 나라를 친다"뿐입니다. 반역으로 치면 당태종 이세민이야말로 반역자였고, 그때문에 당나라 내부 사정도 복잡했습니다. 장거리 원정을 떠나면 피로한 군사로 편안한 군사를 치는 격이니 네 번째 이유는 앞뒤가 바뀌었고, 다섯 번째는 반역으로 임금이 된 당태종 때문에 당나라 내부 사정이 복잡해졌으니 거론할 가치도 없었습니다. 

당태종은 싸움의 유리한 조건을 처음부터 잘못 분석했습니다. 반면 정천숙이 지적한 싸움의 불리한 조건에 대해서는 입도 뻥끗 못하게 했습니다. 이후 안시성 에서 정천숙의 경고는 정확하게 들어 맞았습니다. 성을 잘 지키는 고구려 군은 항복하지 않았고, 당나라군은 군량수송에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당나라군대는 빈손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당태종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보기 싫은 것은 무시해 버리는 일종의 자기고집으로 전쟁에서 패하여 막대한 손실을 입었습니다. 현대에 살고 있는 우리도 자기만의 고집으로 주변을 힘들게 하고 자신도 망하는 사례들이 많습니다. 오늘 이 역사적 교훈 앞에서 자신의 고집을 버리고 보기 싫은 것도 보는 지혜를 얻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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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NHANBU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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